아카시아꽃 / 이내빈

아카시아꽃 / 이내빈
천상의 선녀인 듯
산허리 굽이치는 희디흰 꽃이파리
향긋한 꽃내음에 솟구치는 그리움은
꽃 목걸이 목에 걸던 옛날로 피어난다
선잠에서 깨어난 부스스한 꽃잎들
이슬로 씻기우면
바람에 흔들리는 젖은 얼굴 예뻐라
햇살도 무끄러워 구름 속에 숨는다
꽃보라 비가 되어
산천에 휘날릴 때
산머리 휘감기어 불타는 저녁놀은
백옥 같은 하얀 잎을 발갛게 물들인다
내년에도 피어올까
애타는 마음
지는 꽃 바라보며 가는 님
보내듯이
고이 접어 묻는다